한 번도 글을 안 써봤다면, 마크다운부터 시작해도 될까요? — AI 시대 글쓰기 입문 가이드

곽인구
곽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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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글을 안 써봤다면, 마크다운부터 시작해도 될까요? — AI 시대 글쓰기 입문 가이드

처음 글을 써보려고 할 때, 나는 백지 앞에서 멈췄다.

무엇을 쓸지 몰라서가 아니었다. 써놓고 보면 정리가 안 되어서 였다. 한 문단 쓰고 다음 문단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고, 결론은 어디에 적어야 할지 모르겠어서 결국 메모장만 닫게 됐다.

내가 글을 못 쓰는 사람인 줄 알았다. 사실은 글을 정리할 도구가 없었던 거였다.

그때 만난 게 마크다운(Markdown)이었다.


왜 지금 마크다운인가

마크다운은 원래 개발자들이 코드 문서를 쓸 때 쓰던 표기법이었다. 그래서 검색하면 다 개발자 대상 문서가 나온다. 그런데 2026년의 풍경은 좀 다르다.

국가AI전략위에서도 마크다운으로 갈아타고 있다

2026년 3월,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분과 회의록을 비롯한 공공 문서를 마크다운(.md) 형식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도 같은 방향이다. HWP 중심이던 공공 문서 작성 관행을 AI 시대에 맞게 바꾸려는 시도다.

쉽게 말하면, 공무원도 마크다운을 쓰는 시대가 시작된 거다.

AI 답변도 마크다운으로 온다

ChatGPT, Claude, Gemini 같은 AI 비서가 답변을 출력할 때 사용하는 형식이 바로 마크다운이다. 우리가 화면에서 보는 굵은 글씨, 제목, 리스트는 전부 마크다운 문법이 렌더링된 결과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 AI에게 받은 답변을 그대로 마크다운 에디터에 붙여넣으면 깨지지 않는다. 따로 서식을 다시 잡을 필요가 없다.

정부 문서가, AI 답변이 모두 마크다운으로 가고 있다. 마크다운은 더 이상 개발자만의 것이 아니다. 표준어가 되는 중이다.


마크다운이 해주는 것 — 문법이 아니라 정리

마크다운을 처음 보면 "이거 또 외워야 하는 새 문법이네" 싶어진다. 그런데 막상 써보면 외운다는 감각이 거의 없다. 왜냐하면 마크다운은 글을 잘 쓰게 해주는 게 아니라, 생각을 정리해주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 제목을 쓰면 → 단락의 위계가 자동으로 정리된다
  • 리스트를 쓰면 → 흩어진 생각이 자연스럽게 묶인다

내가 "잘 써야 한다" 는 부담을 내려놓고 "잘 정리하자" 로 바꾼 순간, 글이 막히지 않게 됐다. 글쓰기란 사실 잘 쓰는 게 아니라, 잘 정리하는 일이었다.


딱 4개만 알면 시작할 수 있다

마크다운 문법은 검색하면 한 페이지가 빽빽하게 나온다. 표, 코드 블록, 이미지, 인용, 각주… 다 외워야 할 것 같다. 그럴 필요 없다.

처음에는 이 네 개만 써도 충분히 가독성이 올라간다.

기호의미예시
#큰 제목 (글의 주제)# 오늘의 회고
##중간 제목 (섹션)## 잘된 점
###작은 제목 (소주제)### 회의 진행
-리스트 (생각 나열)- 첫 번째 항목

이렇게만 써도 글이 한 단계 정돈된다. 표·이미지·코드 블록 같은 건 나중에 필요할 때 검색해서 한 줄씩 추가하면 된다. 처음부터 다 알 필요 없다.

외우려고 하지 말 것. 글을 자꾸 쓰면, 손이 먼저 익는다.


한 번에 잘 쓰려고 하지 마라

이게 사실 마크다운보다 더 중요한 이야기다.

처음 쓴 글이 좋을 리가 없다. 내가 처음 정리한 글들도 지금 다시 보면 어색하고 흐름이 끊겨 있다. 그런데 그게 자연스러운 일이다. 글쓰기는 한 번에 잘하는 사람이 있는 게 아니라, 자꾸 쓰면서 손에 붙이는 사람이 잘하게 되는 종목이다.

내가 지금 글을 좀 더 편하게 쓰는 건 재능이 아니라 횟수 때문이다. 매일 메모를 마크다운으로 적었고, 한 달이 지나니 회의록을 마크다운으로 정리하게 됐고, 1년이 지나니 이 글도 마크다운으로 쓰고 있다.

부담을 줄이려면 처음엔 이렇게 시작하면 된다.

오늘 메모 한 줄을 마크다운으로 적어보기.

그게 첫 글이다.


그래서 어디서 쓰면 되나요

도구는 사실 뭘 써도 상관없다. Obsidian, Bear, Typora, VSCode, 심지어 메모장도 가능하다. 마크다운은 표준이라 어디서 써도 다른 곳에 옮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니까.

그리고 — 사실,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develog도 마크다운 에디터다.

정부도 HWP에서 마크다운으로 갈아타고, AI도 답변을 마크다운으로 출력하는 이 시점에, 글을 쓰기 가장 좋은 자리가 develog인 이유는 분명하다.

  • AI에게 받은 답변을 그대로 붙여 넣어도 깨지지 않는다
  • 정부·AI가 쓰는 표준어를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 도구를 따로 고민할 필요 없이 지금 이 화면에서 바로 시작할 수 있다

처음 글이 어색해도 괜찮다. 자꾸 쓰는 게 실력이고, 그러기 위한 가장 좋은 자리가 지금 여기다.


마무리

오늘 한 줄만 써보세요.

markdown
# 오늘의 메모

- 마크다운 처음 써본 날
-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이게 첫 마크다운 글입니다. 정부·AI가 가는 그 길의 첫 발이고요.

글을 못 쓰는 게 아니라, 정리할 도구가 없는 것뿐이었습니다.
그 정리가 develog 였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