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진행 중인 타워 디펜스 게임에 도감 시스템을 넣자는 의견이 나왔다. 현재 우리의 게임에는 타워 합성 시스템이 존재하고 타워 합성 재료는 고정이다.
처음엔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어떤 타워를 어떻게 합성하면 뭐가 나오는지 하나씩 채워가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우리 게임 구조를 다시 들여다보다가 걸리는 부분이 생겼다.
우리 타워 시스템에는 판매나 이동 기능이 없다. 대신 그 날 배치한 것에 한해서 Undo 기능만 넣어뒀다. 잘못 놓거나 합성하면 되돌릴 수 있는 정도의 편의 기능이다. 그런데 이 Undo가 도감이랑 안 맞는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도감의 재미는 결국 '새로운 걸 찾아내는' 데서 온다. 뭐가 나올지 모르니까 이것저것 시도해보고, 예상 못 한 결과가 나오면 그걸 채우는 맛이 있는 거다. 그런데 Undo가 있으면 이 과정이 너무 쉬워진다. 합성해보고 마음에 안 들면 되돌리고, 또 시도하고 되돌리고... 시행착오의 비용이 사실상 0이 되어버린다. 그러면 도감을 채우는 게 '발견'이 아니라 그냥 '노가다'가 된다.
그래서 Undo 시스템으로 갈거면 그냥 아예 모든 정보를 보여주는 족보 시스템으로 가는게 좋고, 도감 시스템을 넣을거면 Undo 시스템을 버리고 타워를 합성할 때 결과가 랜덤으로 나오거나 타워를 판매할 때 불이익이 있는 '한 번의 선택에 무게'가 있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결국 도감이라는 시스템 하나만 뚝 떼서 넣을 수 있는 게 아니라, 우리 게임의 다른 시스템들과 어떻게 맞물리는지를 같이 봐야 한다는 걸 다시 느꼈다. 합성 재료가 고정이고 Undo가 자유로운 지금 구조에서는 도감이 그 재미를 제대로 살리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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