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락보다 무서운 건, 공백입니다.

교육과정을 수료하고 나면 잠깐 쉬고 싶을 수 있습니다.
몇 개월 동안 수업을 듣고, 프로젝트를 하고, 포트폴리오까지 만들었다면 당연한 일입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일주일만 쉬려고 했는데 한 달이 지나고,
포트폴리오를 조금만 더 고치려고 했는데 지원은 계속 미뤄지고,
공고는 매일 보고 있는데 정작 넣은 곳은 몇 군데 되지 않는 상태.
이때부터는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공백이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공백기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채용에서는 그 시간을
지원자 본인이 생각하는 방식과 다르게 볼 수 있습니다.
지원자는
“계속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에서는 결국 이렇게 봅니다.
그 기간 동안 무엇이 쌓였는가.
수료 시점과 지금을 비교했을 때
기술이 더 늘었는지,
결과물이 하나라도 추가됐는지,
새로운 프로젝트나 협업 경험이 생겼는지,
후속 교육을 이어갔는지,
실제로 보여줄 수 있는 변화가 있는지를 봅니다.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차이가 생깁니다.
한 사람은 수료 후 3개월 동안
추가 교육을 받고, 프로젝트를 하나 더 진행하고, 새로운 기술을 익혔습니다.
다른 한 사람은 같은 3개월 동안
혼자 취업 준비를 했다고 말합니다.
둘 다 취업하지 않은 상태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력서에서 보이는 3개월의 무게는 전혀 다릅니다.
공백의 문제는 시간이 비어 있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그 시간에 무엇을 했는지 증명할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수료 이후에는
시간을 그냥 보내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언가를 계속 배우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중요한 건 그 시간이 나중에
한 줄이라도 설명 가능한 형태로 남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추가 교육을 받았다면 교육 이력이 남고,
프로젝트를 했다면 결과물이 남고,
자격이나 기술을 새롭게 익혔다면 그것도 하나의 기록이 됩니다.
반대로 아무것도 남기지 않은 채 시간이 지나면
나중에는 본인도 그 기간을 설명하기 어려워집니다.
특히 수료 직후 몇 달은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기업 입장에서 가장 최근의 경험은
지원자의 현재 상태를 판단하는 자료가 됩니다.
최근까지 계속 개발하고 있던 사람과,
몇 달 전 교육을 끝낸 뒤 별다른 활동이 없었던 사람은
같은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어도
보이는 인상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채용에서는 ‘무엇을 했는가’만큼
‘최근까지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수료 이후의 시간을
단순한 대기 기간으로 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취업 전까지의 몇 달도
내 이력의 일부가 됩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그 기간은 반드시 설명해야 할 대상이 됩니다.
그때
“그냥 취업 준비했습니다.”
라고 말할 것인지,
아니면
“수료 이후 이 부분이 부족하다고 판단해서
이 교육을 추가로 들었고,
이런 결과물을 만들었고,
지금은 이 수준까지 준비했습니다.”
라고 말할 수 있을지는 큰 차이입니다.
공백기는 숨기는 것이 아닙니다.
채우는 것입니다.
그리고 반드시 대단한 것으로 채울 필요도 없습니다.
중요한 건 시간이 지나고 난 뒤
내가 무엇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가입니다.
수료 이후 시간이 조금씩 길어지고 있다면
한번 확인해보세요.
지금 이 시간이
나중에 이력서에 한 줄로 남을 수 있는 시간인지.
면접에서 질문을 받았을 때
당당하게 설명할 수 있는 시간인지.
아니라면 지금부터라도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공백은 시간이 만든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공백을 만드는 것은
기록으로 남지 않는 시간입니다.



